the새봄

아이를 키우는 오늘, 부모가 성장하는 공간입니다.

  • 2025. 4. 17.

    by. thebestsaebom

    목차

      📌 감정을 숨기지 말고, 함께 나누는 연습부터 시작해요

       

      아이는 부모의 감정을 흡수합니다

      아이 앞에서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날이 있다. 말투가 조금 날카로웠고,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날 아이도 왠지 모르게 짜증을 내고 울기 시작했다.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데, 아이의 감정은 부모의 감정을 고스란히 닮아 있었다. 우리는 종종 아이의 기분만 들여다보지만, 사실 아이는 부모의 분위기를 끊임없이 느끼고 받아들이고 따라한다.

      이 글에서는 부모의 감정 상태가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것이 아이의 정서 발달과 자존감, 감정 조절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감정 공유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 즉 부모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다루어야 아이도 안정감을 느끼며 감정을 배워갈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본다.


      아이는 부모의 표정, 말투, 분위기를 학습한다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 전부터 부모의 얼굴을 읽는다. 말보다 빠르게, 상황보다 먼저 부모의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받아들인다. 기분이 좋을 때의 미소, 짜증이 섞인 말투, 피곤한 눈빛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은 아이에게 '언어 이전의 감정학습'이 되며, 부모의 감정 반응이 아이의 정서 반응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준다.

      아이는 특히 안정감을 원한다. 그런데 부모의 표정이 반복적으로 불안하거나 말투가 냉정하다면, 아이는 '나는 지금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불안, 짜증, 울음으로 표현되며, 장기적으로는 정서적 불안정, 자존감 저하, 감정 표현 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감정은 숨겨도 전달된다

      많은 부모는 아이 앞에서 감정을 숨기려고 애쓴다. 피곤하거나 화가 나 있어도 최대한 평온한 척, 괜찮은 척한다. 그러나 감정은 단순히 말이나 표정만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숨결, 눈빛, 행동의 속도, 평소와 다른 기운은 아이의 예민한 안테나에 포착된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비언어적인 신호에 민감하다. 말을 잘하지 못하니 더더욱 비언어 정보에 집중한다. 부모가 화를 내지 않아도 긴장감이 도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이유 모를 긴장과 불안을 느끼며 행동이 변한다. 평소보다 까다로워지거나, 잘 울고, 잠을 설치는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억지로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아이에게 짧게라도 설명해주는 것이다. “엄마가 오늘 좀 힘들었어. 너 때문이 아니라 일이 많아서 그래.” 이런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 감정의 이유를 알려주고, 불필요한 자기비난을 막아준다.


      부모의 감정 조절이 곧 아이의 감정 교육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아이는 부모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지켜보며 '감정 다루는 법'을 배운다. 부모가 화났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쾅 닫는다면, 아이도 똑같이 흥분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반대로 부모가 화날 때도 깊게 숨을 쉬고, 감정을 조절하며 차분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그 태도를 모방하며 자신도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이는 가르침이 아니라 보여줌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교육이다.

      감정 교육은 ‘화를 내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화를 어떻게 표현하고 회복하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슬플 수 있고, 피곤할 수 있고, 짜증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아이 앞에서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전망이 된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용기

      아이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은 감정 공유의 시작이다. 물론, 아이에게 부모의 고통을 그대로 털어놓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감정을 숨기고 무조건 괜찮다고 말하면 아이는 “내가 느낀 불안이 틀렸나?”라는 혼란을 겪는다.

      부모가 “지금 엄마 마음이 좀 복잡해.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자신을 탓하지 않으면서도 부모가 감정을 조절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얻는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것이 곧 감정 회복력의 교육이다.

      이런 대화가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도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한다. 이는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타인의 감정에도 공감할 수 있는 건강한 감정 표현의 기초가 된다.


      부모의 감정도 아이에게 전염됩니다- 감정 공유의 법칙

      함께 감정을 회복하는 시간 만들기

      부모가 힘들고 지친 날 아이도 예민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럴 때 “엄마도 지금 좀 지쳐서 그래. 같이 조용히 쉬자”라고 말하며 함께 차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정을 강하게 억누르기보다 공유하고 조율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감정 회복의 출발점이다.

      아이와 함께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시간은 단순히 '쉼'을 넘어서 감정 안정의 루틴이 된다. 이처럼 정서적 리듬이 회복되는 순간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부모의 자세는 아이의 감정 회복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준다.


      감정을 숨기기보다 나누는 가정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든다

      부모는 완벽할 수 없다. 늘 웃는 얼굴을 유지할 수도 없고 아이 앞에서 힘든 티를 내지 않을 수도 없다. 중요한 건, 감정을 억누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회복하는지를 아이와 함께 배우는 자세다.

      아이들은 부모가 감정을 회피하는 것보다 감정을 마주하고 다루는 모습을 통해 더 큰 안정감을 느낀다. 아이가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모의 ‘완벽한 감정 컨트롤’이 아니라 ‘정직하고 일관된 감정 소통’이다.

      감정이 흐르는 가정,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 감정이 허용되는 관계. 이것이 아이의 마음을 튼튼하게 만든다. 부모의 감정은 단지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 그릇을 함께 만들어가는 씨앗이다.